저탄소 농업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농업 기술 로드맵

graycia 2025. 7. 31. 16:00

왜 농업이 탄소중립과 관련이 있을까?

지구의 평균 기온이 계속 올라가는 이유 중 하나는 공기 중에 이산화탄소(CO₂) 같은 온실가스가 너무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나라들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Carbon Neutrality)을 목표로 세우고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공장이나 자동차만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농업도 전체 온실가스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논에서 나오는 메탄가스(CH₄), 비료 사용 시 발생하는 아산화질소(N₂O), 그리고 경운(흙을 뒤엎는 행위)으로 흙 속 탄소가 빠져나가는 문제 등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농업이 탄소중립을 이루려면 단순히 화학비료를 덜 쓰는 것을 넘어, 전체 농업 시스템을 탄소를 줄이는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

이 글에서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농업 기술의 발전 경로, 즉 로드맵을 단계별로 정리해본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2050 농업 기술 로드맵

 

1단계: 2025년까지, 데이터 기반으로 농업을 진단하는 시기

탄소를 줄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지금 얼마나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래서 첫 번째 단계는 농업 현장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를 측정하고 기록할 수 있는 디지털 기반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 농업(Smart Farming) 기술을 활용해 토양 상태, 작물 생장, 비료 사용량을 센서로 실시간 측정하면, 어떤 농법이 탄소를 많이 발생시키는지 알 수 있다. 또한 탄소 회계(Carbon Accounting) 시스템을 통해 각 농가나 지역이 줄인 탄소의 양을 수치로 보여줄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농민들도 자신의 노력으로 탄소를 얼마나 줄였는지를 확인할 수 있고, 탄소를 적게 배출한 농민에게 보상하는 제도도 함께 연계할 수 있다.

 

2단계: 2030년까지, 감축 중심 기술을 본격적으로 적용하는 시기

두 번째 단계에서는 탄소를 줄이는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가장 먼저 주목받는 것이 바로 정밀 농업(Precision Agriculture)이다. 이 기술은 작물의 상태나 위치에 따라 꼭 필요한 만큼만 비료나 물을 주는 방식이다. 드론, 위성사진, 센서 등을 활용해 과학적으로 관리하면 비료와 물 낭비를 줄이고, 불필요한 탄소 배출도 막을 수 있다.

또 다른 기술은 바이오차(Biochar) 활용이다. 바이오차는 식물 찌꺼기를 고온에서 태워 만든 물질로, 흙에 뿌리면 땅 속 탄소 저장량이 늘어난다. 이 외에도 태양광 기반의 온실, 자동 환기 시스템, 메탄 회수형 가축 배설물 처리장 등 다양한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이 단계에서는 기술을 실험하거나 보여주는 수준을 넘어, 많은 농가가 실제로 사용하도록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3단계: 2040년까지, 농업 전체를 순환형 구조로 전환하는 시기

2050년을 향해 가는 세 번째 단계에서는 농업의 방식 자체가 바뀐다. 지금까지는 단순히 작물을 많이 수확하고, 빠르게 키우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자연과 에너지가 서로 순환하는 농업이 중요해진다. 이를 순환형 저탄소 농업(Circular Low-Carbon Farming)이라고 한다.

이 방식에서는 농작물 부산물(남는 줄기, 잎 등)을 그냥 버리지 않고, 퇴비나 바이오에너지로 활용한다. 가축에서 나오는 분뇨도 냄새나는 쓰레기가 아니라, 에너지원이나 비료 원료로 다시 쓰인다. 특히 농산물 운송 거리를 줄이고 지역 내에서 소비하는 로컬푸드 시스템도 강화되며, 이것 역시 탄소 감축에 효과적이다.

이 시점에서는 모든 농업 활동이 탄소를 최대한 덜 배출하면서도, 흙과 물, 에너지 자원을 되살리는 방향으로 바뀌는 것이 중요하다. 기술만이 아니라, 농민의 인식 변화와 정책적인 지원도 함께 따라야 한다.

 

2050년, 농업이 탄소를 흡수하는 산업이 되기까지

2050년 탄소중립은 단지 농업의 탄소 배출을 0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농업이 오히려 탄소를 흡수해주는 역할을 하게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측정 → 감축 → 순환이라는 3단계 기술 로드맵을 체계적으로 실행해야 하며, 기술뿐만 아니라 교육, 제도, 협력체계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2050년이 되었을 때, 농업이 지구를 더 건강하게 만드는 산업으로 완전히 바뀌어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하는 선택과 준비는 단순한 농업 기술 개발이 아니라,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미래 사회의 핵심 투자라고 볼 수 있다. 탄소중립 농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모두의 참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