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농업

토양 탄소 측정 기술 비교 분석: 직접측정, 원격탐사, 예측모델의 차이점

graycia 2025. 8. 6. 12:00

토양 속 탄소를 왜 측정해야 할까?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핵심 전략 중 하나는 탄소를 얼마나 잘 저장하느냐에 있다. 그중에서도 토양은 우리가 쉽게 눈으로 보지 못하지만, 이산화탄소(CO₂)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보이지 않는 창고’ 역할을 한다. 특히 농업에서는 작물의 뿌리, 유기물, 미생물 등이 작용해 토양 속 유기탄소(Soil Organic Carbon)가 저장되는데, 이 저장량이 많을수록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다.

토양 탄소 측정 기술 직접측정, 원격탐사, 예측모델

 

하지만 탄소를 얼마나 저장했는지는 눈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정확한 측정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 측정값은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라, 탄소크레딧(Carbon Credit) 발급, 정책 지원, 국제 보고서에 활용되기 때문에 매우 정밀해야 한다.

현재 사용되는 대표적인 측정 방법은 세 가지로 나뉜다: 직접측정, 원격탐사, 예측모델이다. 이 글에서는 이 세 가지 방식의 특징과 차이점을 비교하고, 각 방식의 장단점에 대해 쉽게 설명한다.

 

직접측정법: 가장 정확하지만 시간이 많이 드는 방식

직접측정법(Direct Measurement)은 말 그대로 현장에서 토양을 채취해 실험실에서 탄소 함량을 분석하는 방식이다. 주로 건조 연소법(Dry Combustion Method)을 사용하는데, 이 방식은 토양 샘플을 고온에서 태워 탄소 함량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매우 정확하며 국제적으로도 신뢰받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넓은 지역에서 반복 측정이 어려우며, 현장 상황(예: 비가 온 뒤, 건조기 등)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지속적 모니터링이 어렵고 측정에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원격탐사법: 하늘에서 탄소를 본다?

원격탐사(Remote Sensing)는 위성이나 드론, 항공기를 이용해 땅을 촬영한 후, 이미지나 파장 데이터를 분석해 탄소 저장량을 간접적으로 추정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넓은 지역을 빠르게 분석할 수 있어 매우 효율적이며, 최근에는 하이퍼스펙트럴 센서(Hyperspectral Sensor), LiDAR(광학 거리측정 기술) 등 정밀 기술이 발전하면서 정확도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실제 탄소를 직접 보는 것이 아니라, 식생 지수, 토양 반사율, 작물 생장 상태 등을 간접적으로 분석하는 것이기 때문에, 토양의 깊은 층이나 세부 정보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구름이나 기상 상황에 따라 데이터 품질이 영향을 받는 경우도 많다.

 

예측모델 기반 분석: 수치 시뮬레이션으로 탄소량 추정

예측모델(Predictive Modeling)은 수학 모델과 통계 기법을 이용해 과거와 현재의 토양·기후·경작 방식 데이터를 입력하면, 토양 탄소의 변화량을 시뮬레이션으로 예측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으로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에서 권고하는 Tier 2, Tier 3 모델이나, RothC, CENTURY, DayCent 같은 모델이 있다.

이 방식은 데이터만 있으면 다양한 시나리오를 빠르게 계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모델이 현실과 다를 수 있고, 지역별 특성에 따라 정확도가 달라진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특히 예측모델은 실제 측정 데이터를 입력해야 정확도가 올라가므로, 직접측정이나 원격탐사와 함께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항목 직접 측정 원격 탐사 예측모델
정확도 매우 높음 중간~높음 중간~낮음 (입력 데이터 품질 의존)
비용 높음 중간 낮음
속도/범위 느림, 좁은 지역 빠름, 넓은 지역 매우 빠름, 광범위
실시간성 없음 부분적 가능 가능 (시뮬레이션 기반)
한계점 반복 어려움, 비용 문제 기상 의존, 간접 측정 추정값일 뿐, 실제와 차이 발생 가능
 

결론적으로 이 세 가지 방식은 각각의 장단점을 보완하며, 상황에 따라 적절히 조합해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예를 들어, 한 지역에서 직접 측정으로 기준값을 확보한 뒤, 그 값을 토대로 인근 지역을 원격탐사로 확장하고, 나아가 예측모델을 활용해 장기적인 탄소 변화를 분석할 수 있다.

탄소중립 시대에는 “탄소를 얼마나 감축했는가”를 증명하는 것이 곧 정책적 신뢰, 국제 인증, 경제적 보상으로 이어진다. 그 중심에 ‘토양 탄소 측정 기술’이 있다. 앞으로는 이 세 가지 방식의 융합이 저탄소 농업의 표준이 될 것이며,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농업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여는 핵심 열쇠가 될 것이다.